2009. 2. 19. 18:13

금융. 공학.

똑똑한 돈 - 8점
나선.이명로 지음/한빛비즈






공학이란, 수학을 기반으로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엄격한 증명을 거친 몇 가지 수식에 몇 번의 심도있는 때로는 재치있는 응용을 거치면. 커다란 건물도 지을 수 있고, 컴퓨터도 만들 수 있고, 심지어 병도 고칠 수 있다. 그 일련의 흐름을 느낄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한다.





돈은 생활의 필요로부터 나왔고, 그 동작 원리-금융-를 연구하는 학문이 경제학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수학을 돈에 적용하면서 금융도 공학이라는 문파가 생겼다. 그리고.. 공학은 수많은 파생상품을 만들어 냈다.

공학은 삶을 풍요롭고 안전하게 한다. 하지만 미미한 확률의 위험이 현실화 되었을 때 결과는 치명적이다. 토담으로 만들어진 집이 무너졌을 때와 마천루가 무너졌을 때의 비교해보라. 마찬가지로, 금융에 공학이 도입되기 전에도 승수효과를 누려왔던 돈이. 정밀한 공학의 손을 거쳤다면, 그 파괴력을 얼마나 대단할 것인가.

막연히 많이 벌자고 시작했던 돈에 대한 관심이 어느 순간부터 그 자체에 대한 호기심으로 변한 것 같다. 돈은 그 자체로 역사와 철학, 정치, 사회, 심리, 과학 등등 수많은 지적 탐구의 여지를 제공한다. 종합 예술과도 같다.

그리고. 똑똑해지자.

(아. 이 책은 금융 공학에 대한 책은 아니다. 돈의 역사와 원리를 탐색하고 현재의 금융 위기의 원인과 대책을 제시하는 책이다. 내용이 정말 좋다.)


2009. 2. 16. 15:13

퀀트, 물리와 금융에 관한 회고

퀀트, 물리와 금융에 관한 회고 - 8점
이매뉴얼 더만 지음, 권루시안(권국성) 옮김/승산

박사 진학을 고민할 때 가졌던 두려움 중의 하나는 학위를 이수하고 난 뒤의 삶이 도저히 상상이 안간다는 것이었다. 공학이 이럴진대, 천재와 범재의 차이가 극명한 물리학자의 두려움은 어떠했을까. 저자는 내가 가졌던 바로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물리학계에 뛰어들었지만, 불안한 포닥 연구원 생활을 전전한 끝에 현실과 타협하여 샐러리맨으로 전향한다. 하지만 그간 쌓아온 지적인 능력은 퀀트라는 직업의 여명기에 십분 발휘됨으로써 업계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다시 학교로.

이 책은 물리학, 컴퓨터, 금융 공학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때론 학자로 때론 회사원으로서 활동해온 저자의 여정을 지극히 담담하게 그려냈다. 다양한 경험은 개인적인 차원과 대비시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제공하며, 전문 분야의 내용을 최대한 쉽게 풀어 설명함으로써 지적인 호기심도 충족시켜 준다.

대학원 진학을 꿈꾸는, 혹은 금융계로의 진출을 꿈꾸는 자연과학도나 엔지니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2009. 2. 13. 10:07

취업을 위해 전공을 바꾼다..

며칠전..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조리사가 되기 위해 다시 배우는 학생에 대한 뉴스를 봤다. 취업난이 심각한 시대에 눈높이를 낮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함이었을 게다. IMF 시절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몇번 보도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로 명예 퇴직을 한 뒤에 창업을 통해 재기에 성공한 이들에 대한 보도였다.

중년의 가장이 일터에서 쫓겨나 식당을 차리고 번창하는 것이 진정 성공한 것일까 - 개인적으로는 선방이라는 표현이 옳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수년간 습득한 지식을 접어두고 요리를 배워 사회에 첫걸음을 떼는 것이 추천할 만한 일일까. 직업의 귀천을 얘기하고자 함이 아니라, 꿈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앞서 나온 학생의 경우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고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생존이 문제가 되는 세상이다. 용산 철거민의 극단적인 행동의 이면에는,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전락할 상황에 처한 위기감이 있었을 것이다. 취업을 위해 전과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일 게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적극적이었느냐 소극적이었느냐에 따라 당당함의 정도가 달라지겠지만, 이런 결심을 하게 하는 원동력은 생존에 대한 불확실성이 핵심이다.

애초에 잘못든 길이어서가 아니라면, 생존을 위해서 꿈을 접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인 양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 옳은가. 나의 불만은 여기에 있다. 오히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구직자를 다루는 게 보다 필요한 기사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아니면, 오히려 전공을 바꿔가며 취업을 해야 하는 시장의 어두운 상황을 전달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생각을 좀더 뒤틀어 보면, 대학은 취업의 전략적 요충지일 뿐이라는 인식이 이미 전제된 것 같다. 그렇다면 취업을 위해 전공을 바꾸는 건 나쁘지 않은 전술적 선택이고. 토목으로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논리의 근본에도 이런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니.. 내가 잘못 생각한 건가.

2009. 2. 2. 13:27

MBTI 검사 결과

예전에 검사했을 때는 INFJ(예언자형)이었는데 이번에 새로 해보니 ISFP(성인군자형)이 나왔다. 테스트 케이스가 달라서인가.. 공통적인 특성으로 I(내향)와 J(판단)의 성향이 있다는데.. 맞는 것 같다.


말없이 다정하고 온화하며 친절하고 연기력이 뛰어나며 겸손하다.
말없이 다정하고, 양털 안감을 놓은 오버코트처럼 속마음이 따뜻하고 친절하다. 그러나 상대방을 잘 알게 될 때까지 이 따뜻함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동정적이며 자기 능력에 대해서 모든 성격 유형 중에서 가장 겸손하고 적응력과 관용성이 많다. 자신의 의견이나 가치를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으며 반대의견이나 충돌을 피하고, 인화를 중시한다. 인간과 관계되는 일을 할 때 자신과 타인의 감정에 지나치게 민감하고, 결정력과 추진력이 필요할 때가 많을 것이다. 일상활동에 있어서 관용적, 개방적, 융통성, 적응력이 있다.

출처 : http://user.chol.com/~ilovehrl/mbti/mbti1.html


2009. 1. 30. 12:37

단상

지금 갖고 있는 마인드를 수십년간 유지할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수십년간 지금 갖고 있는 원칙과 방법론을 적용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 생각에는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보다 높지 않을까라고 생각은 하는데.
세상일은 모르는 법이고 인생은 한 번 뿐이므로 실현된 것은 돌이킬 수 없는 법이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대수의 법칙을 믿고 현재의 가설로 세운 원칙과 방법론을 꾸준히 실행해 보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가설이 맞다고 생각되면 조금씩 현재의 시점에서 최적화를 수행함으로써 변화하는 세계에 적응하고,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면 원인을 파악하고 핵심 요인을 떼어내어 조금씩, 매우 조심스럽게 적용해서 실험해 나아가야 한다.
10년 뒤 나는 웃게 될까 씁쓸하니 고개를 떨구게 될까.

2009. 1. 23. 22:40

공공 기관의 건물 신축

출근길에 무심히 차창밖을 보다 신축 중인 성북구청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공사가 제법 진척되어 신청사의 모습이 눈에 확 들어온다. 그런데, 대부분 야트막하고 낡은 건물로 이루어진 주변 풍경과 대비되어 무척 이질적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최근 구청 신축이 많은 것 같다. 얼마 전에 보았던 송파구청이 그랬고, 관악구청이 그랬다.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구세군 건물도 충정로에서 신축되고 있었다.

많은 공공 시설이 공간 부족으로 별관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따른 부대 비용이나 불편함이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 하여 국민의 세금이나 기부금을 건물 신축 비용으로 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처럼 네트웍과 통신이 발달한 세상에는 더더욱 그렇다. 공간적 분리에 따른 부대 비용이 신축 비용을 초과하는 것은 자금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일 뿐이다. 또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달리보면 그만큼 조직이 비대하다는 것이고, (설마 그렇진 않겠지만) 만약 부동산 가격 상승이 예상되어 실질적 비용 부담이 적다고 한다면 이는 조직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그렇다면.. 불가피한 건물 신축이 용인되는 때는 언제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주변 환경에 비해 시설이 낙후되고 노후한 때가 아닐까 싶다.
그런 견지에서, 최근 공공 건물이나 공익 단체의 신축은 본분을 망각한 행동이 아닐런지.

2009. 1. 22. 10:01

조직개편..

연초부터 조직개편으로 뒤숭숭하다.

인사이동한 이들의 면면을 보면 마음이 착잡하다. 평소 일 잘한다고 느꼈던 이가 좌천되고 술 잘먹고 줄 잘 타고 업무 미루기-위임이 아닌-에 능숙한 이들은 승진하거나 잔류하는 것을 보면 이런 조직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 임원의 면면을 보면 임원은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일말의 희망은 느껴진다. 하지만, 브레인이 아무리 좋고 캠페인이 난무해도 실제 손발이 무디고 젖은 낙엽같은 문화에서의 얼만큼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라 이제는 내성이 생겼다 싶은데도, 올해 유독 심한 것 같아 씁쓸하다.

2009. 1. 19. 17:23

투자와 습관

아브라함 매슬로우에 따르면, 인간은 만족할 수 없는 욕구를 갖고 있으며, 인간의 행동은 만족하지 못한 욕구를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여기서 인간의 욕구는 (1)생리적 욕구, (2)안전 욕구와 같은 기본 욕구로부터 (3)소속과 애정의 욕구, (4)존경 욕구, (5)자아 실현 욕구의 상위 욕구까지 다섯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상위 욕구는 하위 욕구가 채워지면 동기로 작용한다. 옳은 이야기다. 큰 병에 걸리면 자아 실현이나 사회적 성공 따위는 무의미하게 되고, 생존만이 지상 최대의 과제로 존재할 뿐이다. 일단 호구지책이 세워진 후에야 인생의 성공과 의미를 도모한다.

경제적 자유를 얻는 문제는 항상 골칫거리였다. 자기 계발을 하고 자아 실현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꺾고 멈춰서게 했다. 나는 어느 선까지의 부를 필요로 하는가.. 이에 대한 해답은 매슬로우의 이론을 따져보면 알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문제는 안전 욕구에 해당한다.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것이다. 선진국의 사회 보장 시스템은 최소한도의 경제적 생존을 보장해 준다지만, 우리 나라는 아직까지 충분치 않다. 경쟁은 얼마나 또 치열한가. - 일반적으로 '생존' 경쟁이라 표현한다.

이런 관점에서, 경제적 안정이 개인적인 인생의 목표는 아닐지라도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필요 조건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연후에 상위 욕구의 달성을 꿈꿀 수 있다. 물론 이를 무시하고도 성공한 인물이 많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돈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돈에 집착하는 인생은 5단계 중 2단계에 머무르게 할 뿐이다.

따라서 이렇게 결론내릴 수 있다. 우리는 매일같이 생리적인 욕구를 달성하기 위한 행위를 한다. 잠을 자고,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간다. 우리는 이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안정을 위해서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죽는 그 날까지 자신의 재무적 상태를 점검하고 인플레이션을 넘어 부를 늘려가야 한다. 습관적으로 말이다.

습관이라는 대목이 중요하다. 사회 활동을 하거나 학습을 하는 행위는 특정 기간에 몰아서 할 수 있지만, 생리적 욕구는 매일같이 해소해야만 한다. 경제적 행위도 마찬가지다. 아니, 마음 먹기에 따라 안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운동과 더 비슷하다. 굳이 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보편적인 관점에서는 언젠가 필요성이 느껴지는 때가 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하고 습관으로 만들어 두는 편이 좋다.

나에게 투자 행위는 운동과 비슷하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것 같아 어느날 문득 시작했고, 하다보니 재미가 붙는 중이다. 그렇다고 궁극적인 인생의 목표는 아니다. 다만, 평균 남짓한 수준의 성과를 올렸으면 한다. 딱 그만큼만. 최근 투자에 많은 관심과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운동을 새로 배우기 위해 초기에 의식적으로 노력을 들이는 것과 비슷하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올랐다고 생각이 되면, 다시금 상위의 욕구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에 전념할 생각이다.

2009. 1. 15. 14:48

투자 전망..

투자 기법을 가치 분석과 기술적 분석의 두 가지로 나눌 때, 시장의 바닥은 두가지 분석법이 동시에 매수 시그널을 보내는 시점이 아닐까.

어닝 시즌의 발표에 따른 실적 지표와 기술적 반등 신호가 조정을 보이는 요며칠, 나의 짧은 지식으로는 바닥에 이르는 시점과 가격을 알 수는 없다. 하물며 개별 주식에 대해서야 말해 무엇하리.. 다만 가치 분석과 기술적 분석의 짧은 지식으로 상식적인 선에서 중지를 수합한 뒤 중도를 취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가치 분석을 오로지 '싸냐 비싸냐'의 기준으로만 보자면.. 1182.68로 끝난 14일자 KOSPI 지수의 PER는 11.73 이다. 기존 PER 밴드의 바닥이 6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는 현 EPS에서 주가는 600대가 나와야 바닥이라고 볼 수 있다.

기술적 분석으로도.. 재야의 차티스트 드루킹님의 포스트를 인용하자면 600-1000 정도를 바닥으로 전망하고 있다.

들리는 뉴스에 따르면 정부조차 하반기에나 경기 회복에 희망을 거는 수준이니, 실제로는 최소한 2010년은 되어야 회복이 시작되지 않을까.. 주가는 경기에 6개월 선행한다는 속설을 떠올려 본다면.. 바닥을 조심스럽게나마 점쳐볼 수 있는 시점은 아직 멀었다는 사실 정도는 받아들여도 될 것이고.. 심리적 '바닥'의 정점이 언제인지는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므로.. 개인적으로는 800-900 정도에서 정액 매입법으로 ETF를 매수한다면, 심리적으로도 편안하고 무난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009. 1. 10. 16:27

딜리셔스 샌드위치

딜리셔스 샌드위치 - 8점
유병률 지음/웅진윙스

브로드웨이와 오페라하우스, 소호로 대표되는 문화의 중심지 뉴욕. 오늘날의 뉴욕이 있게한 것은 돈의 힘에 의한 것이었으되, 지금은 도리어 뉴욕이 돈을 불러들인다. 뉴욕은 잉여의 시대에 컬처 비즈니스가 가진 잠재력과 경쟁력을 대표하는 것이다.

강대국에 끼인 샌드위치와 같은 신세의 한국, 선배와 후배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라는 피해의식을 전 세개가 갖고 있는 우리네들.. 기존의 '샌드위치'가 의미하는 부정적 틀을 깨고 '딜리셔스'한 샌드위치로 거듭날 수 있는 해법은 문화에 있음을 경쾌하게 풀어낸다.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 읽은 다니엘 핑크의 새로운 미래가 온다를 떠올렸다(책에서도 다니엘 핑크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이보다는 좀더 가볍고 우리 현실과 맞닿은 소재가 많이 있다. 마음먹고 읽으면 몇 시간이면 읽을 수 있는 분량의 가벼운 책이지만, 생각해 봄직한 내용들이 많이 있다.

딜리셔스 샌드위시 - 새로운 미래가 온다 - 아티스트 웨이의 삼단 콤보로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