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9. 17:23

투자와 습관

아브라함 매슬로우에 따르면, 인간은 만족할 수 없는 욕구를 갖고 있으며, 인간의 행동은 만족하지 못한 욕구를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한다. 여기서 인간의 욕구는 (1)생리적 욕구, (2)안전 욕구와 같은 기본 욕구로부터 (3)소속과 애정의 욕구, (4)존경 욕구, (5)자아 실현 욕구의 상위 욕구까지 다섯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상위 욕구는 하위 욕구가 채워지면 동기로 작용한다. 옳은 이야기다. 큰 병에 걸리면 자아 실현이나 사회적 성공 따위는 무의미하게 되고, 생존만이 지상 최대의 과제로 존재할 뿐이다. 일단 호구지책이 세워진 후에야 인생의 성공과 의미를 도모한다.

경제적 자유를 얻는 문제는 항상 골칫거리였다. 자기 계발을 하고 자아 실현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꺾고 멈춰서게 했다. 나는 어느 선까지의 부를 필요로 하는가.. 이에 대한 해답은 매슬로우의 이론을 따져보면 알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문제는 안전 욕구에 해당한다.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것이다. 선진국의 사회 보장 시스템은 최소한도의 경제적 생존을 보장해 준다지만, 우리 나라는 아직까지 충분치 않다. 경쟁은 얼마나 또 치열한가. - 일반적으로 '생존' 경쟁이라 표현한다.

이런 관점에서, 경제적 안정이 개인적인 인생의 목표는 아닐지라도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필요 조건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연후에 상위 욕구의 달성을 꿈꿀 수 있다. 물론 이를 무시하고도 성공한 인물이 많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돈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돈에 집착하는 인생은 5단계 중 2단계에 머무르게 할 뿐이다.

따라서 이렇게 결론내릴 수 있다. 우리는 매일같이 생리적인 욕구를 달성하기 위한 행위를 한다. 잠을 자고,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간다. 우리는 이와 마찬가지로 경제적 안정을 위해서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죽는 그 날까지 자신의 재무적 상태를 점검하고 인플레이션을 넘어 부를 늘려가야 한다. 습관적으로 말이다.

습관이라는 대목이 중요하다. 사회 활동을 하거나 학습을 하는 행위는 특정 기간에 몰아서 할 수 있지만, 생리적 욕구는 매일같이 해소해야만 한다. 경제적 행위도 마찬가지다. 아니, 마음 먹기에 따라 안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운동과 더 비슷하다. 굳이 행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보편적인 관점에서는 언젠가 필요성이 느껴지는 때가 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하고 습관으로 만들어 두는 편이 좋다.

나에게 투자 행위는 운동과 비슷하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것 같아 어느날 문득 시작했고, 하다보니 재미가 붙는 중이다. 그렇다고 궁극적인 인생의 목표는 아니다. 다만, 평균 남짓한 수준의 성과를 올렸으면 한다. 딱 그만큼만. 최근 투자에 많은 관심과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운동을 새로 배우기 위해 초기에 의식적으로 노력을 들이는 것과 비슷하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올랐다고 생각이 되면, 다시금 상위의 욕구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에 전념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