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22. 15:12

구글 캘린더를 이용한 회의록 및 연락처 관리

특별히 중요하지는 않은데 회의록이나 명함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애매한 때가 종종 있다. 내가 영업 담당도 아니고, 참여 여부도 불분명한 이슈가 논의된 자리에서는, 당장 받아쥔 수많은 명함을 어떻게 처치해야 할지 곤란하다. 명함 뒷편에 회의 주제와 날짜, 담당 등을 메모해보기도 했는데, 필요할 때 찾기가 쉽지 않고, 그렇다고 주소록에 관리하자니 불필요한 정보만 쌓여 방해만 될 뿐이었다. 회의록도 마찬가지라서, 중요치 않은 회의를 별도로 정리하는 게 불필요하거나 다른 중요한 회의와 섞여서 관리의 어려움만 가중시키기 십상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글 캘린더 내 [설명]

이에 대한 해법으로 최근에는 구글 캘린더를 이용하고 있다. 방법은 매우 간단해서, 이벤트 입력시 설명(Description) 란에 회의 내용이나 건네 받은 명함 정보를 적어두는 것이다. 구글의 막강한 검색 기능을 이용해 캘린더별, 기간별로 옵션을 줄 수도 있으므로 원하는 정보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GMail의 기본 철학인 "Archive, don't delete"나 "Greate search, less filing"에 부합하는 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이제까지 이러한 정보의 관리를 위해 아웃룩의 일정관리, 메모장의 폴더, 구글 닥스/놋북, GMail 등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아직까지 마음에 드는 솔루션을 찾지는 못했었다. 대다수가 쓸모없는 내용을 매번 적어 두기에는 너무 무겁거나 번거롭기 십상이었다. 애초에 아웃룩의 일정 관리를 이용해서 회의록 및 명함 정보를 적어두려 했지만, 아웃룩의 취약한 검색 기능과 사내 보안정책 때문에 실무에의 적용은 어려움이 많았다. 스프링노트가 접근성 쪽으로는 그나마 가장 좋은 솔루션이었는데, 폴더 관리나 에디터 사용성이 업무 성격에 비해 너무 무겁고 불편했다. 비유하자면, 엑셀로 일반 문서를 만드는 것처럼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는 느낌이랄까.


참고로 내가 현재 사용하는 PIMS는 블랙잭과 프랭클린 플래너다. 일정은 구글 캘린더, 할일 목록은 OmniFocus, 주소록은 맥주소록을 사용하며, 블랙잭에 싱크시켜 사용한다. 프랭클린 플래너는 오히려 보조 도구에 가깝다. 애초에 구글 캘린더를 주된 스케줄러로 이용해 왔으므로 [설명] 항목을 추가해서 관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던 반면, 잡다한 명함과 회의 부담은 확 줄일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사소한 팁일 수도 있지만, 그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나 부담의 감소는 확연하다. 향후 map 연동의 국내에서도 쓸만해 진다거나 gears의 지원이 추가된다면, 나의 정보 관리 패턴은 구글 캘린더에 보다 확실하게 lock-in 될 것이다.

2007. 10. 20. 00:32

집단 지성 이전에 맷집

개인적인 - 특별히 큰 지식이나 결단을 요하는 건 아니고, 생활의 지혜나 팁이 필요한 수준의 고민이 있었다. 집단 지성의 힘을 빌어 브레인 스토밍이나 해보자는 생각으로 글을 올려 보기로 했다. 이런 류의 글을 써보는 것은 처음이라,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정성껏 글을 쓰고 다듬었다.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아니하고 편향되거나 왜곡이 있을까 싶어서 몇 번을 고쳐 적었다.


글을 올리고 조금 기다렸다가 계속 새로고침을 해봤다. 조회수가 올라가면서 댓글의 수도 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다 보니 도저히 빈정 상해서 계속할 수가 없었다. 일차적 원인은 생각을 글로 옮기면서 정확한 형태를 그려내지 못한 나였고, 다음은 지극히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혹은 장난삼아 글을 달아버리는 리플러였다.


물론 개중에 옥석같은 리플이 몇 개 있어, 나름대로 답을 얻었고, 글을 닫았다. 비교적 사적이고 껄끄러운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으므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만, 평소 곱게 자라왔기 때문인지, 악플을 직접 받아보니 불쾌한 느낌이 꽤나 크고 오래 지속됐다. 왜 사람들이 악플"따위"에 자살을 하는지도 알 것 같았다. 


한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해당 게시판에서 진심어린 조언이 담긴 댓글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은 블로그에서의 악플을 만날 수 있는 확률과 유사했다. 이는 좀 더 생각해 볼만한 문제인 것 같다.


오늘의 교훈... 집단 지성을 얻어 내기 전에 맷집을 키워라.

2007. 10. 18. 23:12

Hello, tistory.

대충 티스토리로의 이주가 완료되었다.


2004년부터 사용해온 이글루스에서 굳이 옮겨온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애드센스를 제대로 달아보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었다. 애드센스만이 아니라, 스크립트 사용의 지나친 제약 때문에 blogroll이나 google analyzer조차도 달 수가 없어서 불만이 쌓여 있었다. 꼼수를 써서 애드센스를 달아보기도 했지만, 단순히 "된다"는 정도의 의미만 있을 뿐이었고, 진정한 컨텍스트 기반의 애드센스를 이용해 보지는 못했다. 이글루스 서비스에 특별한 불만이 있지는 않았지만, 느린 진화 속도가 답답하기도 했고.


그런 전차로 티스토리로 옮겼고, 기념삼아 애드센스도 주렁주렁 달아 보았다. 차마 본문을 방해할 정도로 달지는 못하고, 본문과 사이드바의 테일 부분에 달았다(롱테일!). 요즘같은 분위기에서야 어지간히 글이 알차지 않으면 블로그가 활성화되기 어렵기 때문에 나같이 특별한 주제 없이 들쭉날쭉 글을 쓰는 사람이 애드센스로 수익을 올리리라는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특별한 용도 없이 단지 기기를 갖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르는 사람들처럼, 단지 애드센스를 달아보고 싶었을 뿐이라는 소리. :-)


예전에도 티스토리로 블로그를 몇 번 개설해 보았는데, 특별한 목적 없이 두 개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티스토리는 스크립트가 과도하게 사용되고 서버 운영이 불안정하다는 느낌도 받았고. 하지만, 다음이나 네이버 블로그를 써봐도 이만한 게 없다 싶기도 했고, 정식 오픈을 하기도 해서, 아예 이참에 완전히 옮기기로 했다.


애드센스 세 꼭지와 커스텀 서치, 구글 어낼리틱스를 달고 나니 페이지 로딩이 꽤나 늦어진 것 같은데... 앞으로 조금씩 사이트를 만지작거려 볼 예정이다.

2007. 10. 16. 04:45

Can you stay alive?

이명박과 정동영. 다음 5년의 대한민국은 이변이 없는 한, 두 사람 중 한 명이 이끌게 될 것 같다. 비즈니스를 아는 MS처럼, 정치를 아는 한나라당은 10년간의 와신상담을 통해 그만큼 치밀해졌고 새로운 형태의 정치의 룰에도 익숙해졌다. 이젠 젊은 층도 어느정도 흡수해 냈다. 때문에 지난 번과 같은 이변은 일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정동영이 이를 극복할 만큼의 호소력을 지닌 인물도 아니고 말이다. 지난 대선 즈음 배칠수의 음악텐트에서 DJ가 정동영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동영이 너는 쪼까 힘들지 않겄냐?"이제는 배칠수의 음악텐트는 물론 레츠뮤직 서비스 자체가 없어져 버렸지만, 배칠수의 대사는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 문국현에 대한 네티즌의 지지는 5년 전의 노사모를 떠올릴 만큼 가히 절대적이다. 유한 킴벌리에서 생산성과 인간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낸 놀라운 업적, 뚜렷한 주관과 빈틈없는 논리, 사람이 곧 희망이라면서 개인적인 청렴함까지 겸비한 그에게 네티즌은 무한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대선에서 내가 문국현에게 표를 던진다면 그것은 도저히 표를 줄 사람이 없어서이지, 절대적 지지자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현재의 문국현 후보에게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결핍되어 있다. 이번 대선 기간에는 도저히 얻어낼 수 없는 것 - 바로 "세월의 검증"이다. 과연 그는 5년, 10년 뒤에도 정치판의 관성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유지하거나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시간의 시련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이미 시간의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중도 탈락한 정치인을 숱하게 보아왔다. 어르신들의 지지를 받은 이도 있었고 젊은 층에 인기가 있었던 이도 있었다. 박통의 재림이 있었고, 잔다르크의 환생이 있었다. 잘나가다가 막판에 술먹고 잠들어 버린 이도 있었다. 머리 허연 교수님은 뭐하고 계신가 모르겠다.


문국현도 어쩌면 허경영이나 김옥선 같이, 아니 백기완이나 권영길 처럼 마이너리티의 대변자로 만족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의 정치는 한걸음 후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국현이 시간의 시험을 이겨내고 정치판의 룰을 터득한다면, 대한민국은 그 이후에 서너 걸음은 더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5년 정도는 대한민국이 버텨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한계치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숨이 막힐 때도 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