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8. 11. 15:19

차트의 맥

차트의 맥 - 10점
민경인 지음/혜지원

기술적 분석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에게 차트의 기술을 가장 먼저 읽어 보라고 권하는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이 책을 읽은 다음에는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면, 다음으로 바로 이 책, 차트의 맥을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실제 HTS를 실행하고 화면 가득 펼쳐지는 종목과 차트 앞에서 막막해할 사람들에게, 혹은 주먹구구나 단편적인 지식을 갖고 차트 매매를 하는 초심자에게 절대적으로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생각은 아닌 것 같은 것이, 이 책을 읽어 본 여타 독자들의 평도 매우 좋은 편이다.)

'이 책을 읽고 내가 하는 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류의 차트 매매 기법서는 알맹이는 별로 없으면서 괜시리 두세권으로 쪼개거나 장황하게 관련 이론을 늘어놓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 기법이란게 실제로 잘 들어맞지도 않는다.
그런 책의 저자는 해당 기법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얻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경험이 일천한 초심자가 수많은 예외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는 방법도 익히지 못한 채로 수학 공식을 외우듯이 기법 따라하기를 한다면 적절한 손절 타이밍을 놓치고 물린 뒤에 기술적 방법에 넌덜머리를 내며 다시금 감에 의존한 투자법으로 돌아서기 쉽다.

이 책은 어떤 비법을 전수하는 책은 아니고, 다양한 차트 분석 방법을 풍부한 실전 차트 데이터와 함께 제시함으로써 차트를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한가지 특기할 만한 점은, 이 책은 거래량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두고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인데, 이역시 대부분의 차트 분석서에서 간과하는 부분을 채워준다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스윙이나 스캘핑 매매는 불가능한 형편에 상당한 분량을 급등주에 할애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오늘날 개인 투자자 중에서 데이트레이더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그리 탓하고 싶지는 않다.

차트의 기술이 가이드북이라면, 이 책은 튜토리얼이라고 할 만하다. 즉, 이 책을 일독한 후에, HTS를 실행하고 책을 한장씩 넘겨 가면서 이 책에서 제시한 기법들을 따라해 보거나 분석해 봄으로써 실전 매매를 위한 시뮬레이션을 충분히 해본다면, 그 어떤 기법 강의보다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시중에는 동 저자의 투자기법의 맥이라는 책도 나와 있는데, 이 책의 후속편이라 하니 한번 구입해볼 참이다.
2008. 7. 24. 11:19

차트의 기술

차트의 기술 - 8점
김정환 지음/이레미디어

누군가 주식 투자를 위한 입문서를 권해달라고 한다면,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을 먼저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은 투자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을 정립하고 주식 투자를 해볼지에 대한 여부를 재고해 볼 수 있는 최고의 투자 입문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식 투자를 해보고자 한다면, 그 다음으로는 이 책, '차트의 기술'을 권한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개인 투자가가 손에 쥘 수 있는 유일한 무기, 기술적 분석을 전가의 보도처럼 광고하지 아니하고 꼼꼼하게 공정하게 차분한 어조로 훑고 있어 입문서로 너무도 괜찮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적 차트 분석에 대해 어느정도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분명히 실망할 것 같다. 이 책의 가치는 '다양한' 차트를 '어느 정도' 수준에서 다룬다는 데에 있지 상세한 내용이나 실전 비법까지 다루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기술적 분석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나침반 혹은 지도로 삼고 한걸음씩 나아가기를 바란다.

2007. 12. 12. 13:05

Think

Think 싱크! - 6점
마이클 르고 지음, 임옥희 옮김/리더스북

'아찔한 소개팅'이나 '나는 펫'과 같은 자극적인 리얼리티 쇼의 흥행, 정책이 아닌 BBK 사건에 집착하는 미디어, 건강에 대한 단편적 흐름과 유행의 범람. '싱크'에서 다루고 있는 미국의 위태로운 풍경은 오늘날의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류의 문명 발전을 가져다준 이성과 지식이 퇴조를 보이는 현재의 미국 사회의 현실을 알리고 대안을 모색한 책. 저자는 순간적인 감정이나 느낌에 의존하지 않고 순전히 이성에 기댄 창조적,비판적 사고의 회복을 주창한다.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 기존 가치와 규율의 권위를 회복시키고자 한다. 예를 들면 엄격한 가정 교육, 교육에서 정치적 올바름과 같은 (이데올로기적) 요소의 배제, 어느 정도의 위험에 대한 포용과 같은 것들 만이다. 어찌보면 고리타분한 주장을 하고 있으나, 그 논지는 지극히 타당하다.
아이러니하다고 느끼는 점은, 저자가 이러한 가치들은 오히려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 찾아보기 쉽다는 점이다. 그리고 급속도로 미국을 좇아 잊혀지고 있는 가치이기도 하다.우리는 신자유주의의 도입에 급급하여 그네들이 되찾고자 하는 가치마저도 헌신짝처럼 버리려는 것은 아닐까.

저자의 주장이 워낙 보수적이고 미국 중심적이어서 거부감이 약간 들기도 하지만, 비판적 사고의 회복이라는 근본적인 문제 제기를 꼼꼼히 따져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번역은 초벌 번역을 조금 손봤거나 원생들을 시켜서 번역을 시킨 것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만큼 엉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