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11. 13:40

이게 다 MB 때문이다?

CIA ‘위키피디아’ 악의적 정보왜곡 잇따라
한나라당, 위키피디아 '이명박'관련 문서 조작시도

우리나라에서도 위키피디아의 정보 왜곡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역시 딴나라당이야", "이명박이 그렇지 뭐"라는 식의 감정적인 대응을 보다보면, 조중동의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는 반응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대선때 한나라당의 대선 마케팅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다. 광고나 공약, 언론 플레이 모두 예전의 수구 꼴통의 모습을 (일부) 벗고 자신이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내는 모습.
네이버를 평정했다는 기사나 가짜 욕쟁이 할머니 CF, 청년백수 이모씨의 지지연설 등은 역시나 "그럼 니들이 그렇지 뭐"라는 공격을 받았지만, 나에게는 지역감정이나 반공과 같은 지지부진한 방식에 기대기 보다는 네티즌, 서민, 청년 등 지지 기반을 넓히는 데 집중하는 노력으로 비쳤다. (물론 다시 한번 꼬아보면 이게 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력의 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결국, 한나라당도 끝까지 고삐를 늦추지 않고 민심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개가 나와도 당선됐으리라는 식으로 폄하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상당수 댓글이나 포스트에서 보이는 '네이버 댓글' 수준의 감정적 대응은 실망스럽다. 100명의 네티즌이 객관적인 견지에서 선의로 작성한 글을 1명의 한나라당 알바가 망쳐놓는 기분이 어떨지 이해는 가지만, 즉흥적인 냉소를 보내기 보다는, 좀 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위키피디아의 시스템이 옳은지에 대한 생각해 보고, 개선 방안을 찾아보고,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실행해 보는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MS를 위협하는 위치를 차지한 것은, 빌게이츠를 희화화하고 조롱하던 사람들이 아니라 창의와 기술을 들고 나온 구글과 야후가 아니었던가 말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현재의 위키피디아 환경에서는 불특정 다수의 편집자가 만들어 나가는 페이지를 정치적, 경제적 이권을 배제한 중립적인 내용으로 채우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언젠가 이명박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때, 그 때에는 좀더 충실하고 중립적인 설명이 가능할 거다. 모든 것은 역사가 말해주리라. 한나라당 알바가 가공한 정보는 역사로 남을 것인가, 야사로 남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