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0. 20. 00:32

집단 지성 이전에 맷집

개인적인 - 특별히 큰 지식이나 결단을 요하는 건 아니고, 생활의 지혜나 팁이 필요한 수준의 고민이 있었다. 집단 지성의 힘을 빌어 브레인 스토밍이나 해보자는 생각으로 글을 올려 보기로 했다. 이런 류의 글을 써보는 것은 처음이라,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정성껏 글을 쓰고 다듬었다.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아니하고 편향되거나 왜곡이 있을까 싶어서 몇 번을 고쳐 적었다.


글을 올리고 조금 기다렸다가 계속 새로고침을 해봤다. 조회수가 올라가면서 댓글의 수도 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다 보니 도저히 빈정 상해서 계속할 수가 없었다. 일차적 원인은 생각을 글로 옮기면서 정확한 형태를 그려내지 못한 나였고, 다음은 지극히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혹은 장난삼아 글을 달아버리는 리플러였다.


물론 개중에 옥석같은 리플이 몇 개 있어, 나름대로 답을 얻었고, 글을 닫았다. 비교적 사적이고 껄끄러운 주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으므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만, 평소 곱게 자라왔기 때문인지, 악플을 직접 받아보니 불쾌한 느낌이 꽤나 크고 오래 지속됐다. 왜 사람들이 악플"따위"에 자살을 하는지도 알 것 같았다. 


한가지 재미있었던 것은, 해당 게시판에서 진심어린 조언이 담긴 댓글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은 블로그에서의 악플을 만날 수 있는 확률과 유사했다. 이는 좀 더 생각해 볼만한 문제인 것 같다.


오늘의 교훈... 집단 지성을 얻어 내기 전에 맷집을 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