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23. 00:24

바르톡

딸아이가 난생 처음 보는 곰인형은 좋아하는데 반해 거미인형은 싫어한다. 개인차는 있으되 보편적인 미란, 확실히 존재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현대 미술이나 음악이 불편한 이유가, 내가 문제가 있어서는 아닐 거다. 그런 위안을 받았다.

물론 현대 예술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대의 예술의 혁신은 천부의 미의식도 파괴하는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래서, 아는 만큼 보이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나도 이런 관념을 한번 깨보도록 하자.
바르톡의 현악기와 타악기,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을 틀었다.

... 힘겹다.


2009. 4. 21. 00:02

소설을 읽지 않는 이유

가장 최근에 소설을 읽었던 게 언제였더라. 해변의 카프카 상권이었던가? 하권은 읽지도 못했고. 적어둔 도서 목록을 뒤져 보니 1월 초에 읽은 밀란 쿤데라의 "느림" 이군.

대학 때는 교과서 외에 읽은 책은 소설책 밖에 없는 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소설을 거의 읽지 않는다. 뭐랄까, 지금은 손에 들고 읽는 책으로부터 생산적이거나 지적인 만족감을 느끼고 싶은 편이다. 소설로부터 얻을 수 있는 효용은 음악이나 미술, 영화 등을 통하고 싶다.

그건,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거나 아까워서는 아니다. 심리적인 여유가 없어서 그럴 게다. 어쩌면 글을 읽는 시간을 두고 carnibalization이 일어나서 일게다.

가끔은 소설을 읽고 싶기도 하고, 만화책을 보고 싶기도 하고, 게임기를 사고 싶기도 한데. 그만한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혹시 모르겠다. 은퇴하면 연애소설 읽는 노인이 될지도. 아마 그 때를 위해 소설을 아껴두는 건지도 모른다.


2009. 4. 20. 00:15

벌써 4년

어느덧 지금 회사에 머무른지 4년이 흘렀다. PC 교체 주기가 4년이라 그런가 올해는 감회가 남다르다.

입사한지 2년쯤 지나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면접도 보고 팀장에게 퇴사하겠노마고 얘기하기도 했었는데 어쩌다보니 아직도 이렇게 회삿밥을 먹으며 지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참 다사다단했던 시기였다)

4년 전 회사를 옮겨올 때 내세운 명분은 '큰 조직을 배우기 위해서' 였다. 특별히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사실은 매우 만족하며 다녔었다) 사회성 없는 개발자로서 벤처와 중소기업의 경력만을 지닌 채 30대를 계속 보내는 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컸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회사로 이직한 것은 잘한 것이었느냐고 묻느냐면, 반반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얼마 전만 같았어도 후회 막급이라고 했을 터이니, 이만하면 큰 발전이라고 볼 수 있을까.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애초의 명분을 어느 정도 이루어었기 때문이다. 큰 조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 수 있었고, 조직의 속성과 사내 정치의 단면, 리더십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프로젝트 관리, 고객 지향, 갑질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감이 어느정도 잡혔다. 글로벌 기업이 별 게 아니라는 것, 국내의 개발사가 얼마나 대단한가(혹은 얼마나 착취당하고 있는가), 영업이 얼마나 중요한가, PM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경험을 통해 느꼈다.
그리고.. 난생 처음 가져본, 조직 부적응자가 되어버린 느낌 혹은 열등감은 반대로, 일에 대해, 돈에 대해, 가족에 대해, 인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부여했다. 그리고 책을 다시금 집어들게 했다. 10년 넘게 멈추어 있던 지식의 공장을 다시금 가동하게 한 것이다.

지금 난 어디쯤 와 있냐고 하면. 제법 중요한 시기에 와 있다고만 대답할 수 있다. 현재의 상황을 변화시켜야 할 필요성은 여전히 느끼고 있지만, 이젠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에 대해 부담도 느껴지고, 나이도 적지 않아서 앞으로 직장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은 몇 장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더 신중히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리라고 본다.
이직에 대해 후회하는 절반의 이유가 바로, 즉흥적으로 회사를 옮겼던 것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꼼꼼한 준비 없이 경솔하게 회사를 덜컥 옮긴 결과, 조직 문화가 적성에 맞지 않고 그 결과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직을 할지 조직에 충성하고 헌신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진실의 순간'이 그리 머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 때에는 당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깨어 있어야 할 터다.


2009. 4. 18. 14:15

벅스뮤직

지난 달부터 한달에 150곡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벅스뮤직 월정액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모든 쿠폰을 다 써버려야 곡당 단가가 떨어지기 때문에 살짝 무리해서 다운을 받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예전에 들었던 음악 위주로 듣고 있다.

나름대로 실험적인 곡들도 받고는 있는데 아무래도 예전에 들었던 곡이나 개인적인 사연이 깃든 노래를 찾게 된다. 지금은 익숙한 곡 위주로 듣지만 관성을 벗어난 새로운 곡에도 적응을 해볼 생각.

그나저나 요즘은 MP3도 대부분의 음원에 DRM을 걸지 않고 판매가 되는 점이 무척 마음에 든다. 메타정보도 잘 정리가 되어 있기 때문에 iTunes에서 임포트해서 바로 들으면 되고. 드디어 디지털 음원에 대한 BM이 제대로 자리잡게 되는 걸까나.

2009. 3. 2. 17:38

네이버 블로그

연세 지긋하신 부모님께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여드리기가 힘들어서, 네이버에 블로그를 만들었다.
정통파(?) 블로그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폐쇄성을 벗어던졌고, 무지막지한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기에 말이지..

http://blog.naver.com/geekslife


2009. 1. 22. 10:01

조직개편..

연초부터 조직개편으로 뒤숭숭하다.

인사이동한 이들의 면면을 보면 마음이 착잡하다. 평소 일 잘한다고 느꼈던 이가 좌천되고 술 잘먹고 줄 잘 타고 업무 미루기-위임이 아닌-에 능숙한 이들은 승진하거나 잔류하는 것을 보면 이런 조직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 임원의 면면을 보면 임원은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일말의 희망은 느껴진다. 하지만, 브레인이 아무리 좋고 캠페인이 난무해도 실제 손발이 무디고 젖은 낙엽같은 문화에서의 얼만큼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라 이제는 내성이 생겼다 싶은데도, 올해 유독 심한 것 같아 씁쓸하다.

2009. 1. 9. 18:38

승진, 관행, 동기부여

게으른 건지 순진한 건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회사 생활을 하면서 승진이니 연봉이니 하는 것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지냈다. 정확한 연봉이 얼마인지, 몇 년차를 받고 입사했는지도 잘 모르고 지내왔고, 승진이니 고과에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았다. 단순히 맡은 업무를 잘 처리하고 성과를 낸다면, 다른 건 부차적으로 따라오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에 성과에 비해 좋은 평가를 받고 승진이 될 때는 고마웠는데, 올해 바닥을 깔아주고 보니 느낌이 다르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변한 게 없는데 상황에 따라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보니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온정주의라 부를 수도 있겠으나, 개개인의 역량이나 성과와는 무관한 업무 밀어주기, 점수 밀어주기의 관행을 겪고 보니 사기도 의욕도 떨어진다. 어차피 받은 다음에 나누어 주는 것이니 공평한 것 아니겠냐마는, 잃어버린 목표 의식은 어디서 보상받을 것인가.

2008. 9. 30. 09:42

개인적인 회사 평가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되어 한 시간 정도를 차안에서 보냈는데, 노느니 뭐라도 할까 싶어 그간 근무했던 회사에 대한 개인적인 만족도에 대해 적어 보았다.

대우(보수), 브랜드, 업무 성과, 조직 문화, 인간 관계, 도전성, 업무량 등등 몇 가지 요소를 주욱 적고, 개인적으로 만족하는 점수를 매긴 후에 유사하거나 선후관계가 있는 항목들을 그룹으로 묶는 몇 가지 단계를 거쳐서, 최종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B사 Z사  W사  K사
업무 2.5 
문화
처우 1.33  1.33
총합 5.83 7.33

대우도 좋고, 다들 알아주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데 왜 점수는 최하점을 받았을까. 누구나 현실에 불만족하고 과거에 대해 향수를 느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것을 인정한다 하여도 현 직장에 대한 낮은 만족도가 감추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면, 내가 직장을 통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그다지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서인 것 같다. 항상 고민은 하지만 종이에 적어보고 최대한 냉정하게 평가해 보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어찌 되었건 간에, as-is는 부인할 수 없는 현재이고. to-be를 생각해 본다면, 앞으로 위의 세 가지 기준을 적용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겠다.
2008. 3. 14. 23:55

감기

아무래도 이번 기침 감기는 한 달은 갈 듯하다.

아프니 괜시리 서럽고 센치해진다.


아아 그리워라.

2007. 12. 28. 00:29

지호 2007

우리 딸 지호.

'07 지호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