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24. 00:50

죽음..

얼마전 사채빚 때문에 몸까지 팔아야 했던 딸을 살해하고 목숨을 끊으며 억울함을 호소한 한 남자의 죽음이 있었다. 그리고 사채업자가 잡혔다. 목숨과 맞바꾼 주장은 이렇게 커다란 힘을 지녔다.
마찬가지로, 최진실의 죽음은 양육권과 재산권을 지켜냈고,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 냈다.

죽음의 힘은 이런 것이었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따위와 동수준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목숨을 내놓음으로써 스스로를 차별화하고, 주위 사람들을 지켜냈다. 명예와 진정성에 대한 신뢰를 일정부분 회복했고, 훗날 역사의 평가를 받을 때 유리한 지위를 획득했다.

물론 장자연 스캔들이 보여주듯 기득권의 벽을 자살이라는 일회성 이벤트로 단숨에 넘어서기는 어려울 테다. 다만 대부분의 진실은 흑과 백 사이의 어디 쯤에 위치한다는 점을 떠올려 본다면, 그의 죽음은 자칫 폄하되었을 내재가치를 일정 부분 회복했다는 데에 의미를 둘 수 있겠다. 그것은 개인적 가치일 뿐 아니라, 그를 지지한 지지자들의 가치, 386 세대의 시대 정신이 갖는 가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