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개발용역 업체선정 PT에 평가위원으로 참석을 했다. 나역시도 PM으로 업체 선정을 추진한 적이 있었고 평가위원으로 참석해본 것도 처음이 아니었기에 새로울 것은 없는 자리였다. 다만 예전에는 기술적인 부분만 검토를 했었지만, 이번에는 업체 소개에 대한 부분을 주의깊게 살펴 보았다.
참여 업체의 직원 수는 20명에서 80명 안팎이었는데, 인당 매출액이 공히 4000만원에서 5000만원 정도 밖에는 안된다는 점이 놀라웠다. 인건비의 2배 이상은 매출을 올려야 원만한 운영이 가능하다고 막연히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따진다면 평균 인건비가 3000만원을 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물론 소프트웨어 개발사이기 때문에 인건비 외의 부대 비용이 적게 들기는 하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을-병의 피라미드를 내려감에 따라 생기는 부가가치의 차익은 고스란히 윗 단계의 몫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되자, 마음이 불편하고 식은땀이 흘렀다. 각사의 고급 인력들이 밤을 새가며 만들었을 두꺼운 제안서는 보는 둥 마는 둥하고 30분이 채 안되는 프리젠테이션에 의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야속했다. 제안서가 두껍다는 둥 불평하며 농을 지껄이는 것이 당연시 되는 현실.
최종적으로 선정된 업체는 그나마 규모가 가장 큰 곳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독특한 기술력이나 사업 역량을 필요로 하지 않는 프로젝트라면, 엔지니어가 기획을 할 필요가 없고, 엔지니어가 제안서를 만들 필요가 없고, 엔지니어가 프리젠테이션을 할 필요가 없는, 역할 분담이 잘 이루어진 곳이 프로젝트를 따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프로젝트를 작은 개발사가 따낼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잠깐 생각나는 방안은 세 가지다. (1) 병으로 들어가거나 컨소시움으로 들어가 상대적으로 규모를 키운다. (2) 덤핑을 쳐서 들어간다. (3) 정치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는 적당한 라인을 선택한 뒤 유흥이나 주식 등으로 영업을 집중하는 세 번째 방식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물론 이 경우에도 경쟁사가 더 강한 라인을 쥐고 있거나 기존 라인이 떨려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리스크가 있긴 하다.)
아, 이번 프로젝트처럼 예산이 작은 경우에는 외압이 없어 그래도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겠다. 또하나 위안이 되는 것은, 이런 한국식 로비 방식이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이다. 나름대로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영업 방식인 듯하다.
참여 업체의 직원 수는 20명에서 80명 안팎이었는데, 인당 매출액이 공히 4000만원에서 5000만원 정도 밖에는 안된다는 점이 놀라웠다. 인건비의 2배 이상은 매출을 올려야 원만한 운영이 가능하다고 막연히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따진다면 평균 인건비가 3000만원을 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물론 소프트웨어 개발사이기 때문에 인건비 외의 부대 비용이 적게 들기는 하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을-병의 피라미드를 내려감에 따라 생기는 부가가치의 차익은 고스란히 윗 단계의 몫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되자, 마음이 불편하고 식은땀이 흘렀다. 각사의 고급 인력들이 밤을 새가며 만들었을 두꺼운 제안서는 보는 둥 마는 둥하고 30분이 채 안되는 프리젠테이션에 의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야속했다. 제안서가 두껍다는 둥 불평하며 농을 지껄이는 것이 당연시 되는 현실.
최종적으로 선정된 업체는 그나마 규모가 가장 큰 곳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독특한 기술력이나 사업 역량을 필요로 하지 않는 프로젝트라면, 엔지니어가 기획을 할 필요가 없고, 엔지니어가 제안서를 만들 필요가 없고, 엔지니어가 프리젠테이션을 할 필요가 없는, 역할 분담이 잘 이루어진 곳이 프로젝트를 따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프로젝트를 작은 개발사가 따낼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잠깐 생각나는 방안은 세 가지다. (1) 병으로 들어가거나 컨소시움으로 들어가 상대적으로 규모를 키운다. (2) 덤핑을 쳐서 들어간다. (3) 정치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는 적당한 라인을 선택한 뒤 유흥이나 주식 등으로 영업을 집중하는 세 번째 방식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물론 이 경우에도 경쟁사가 더 강한 라인을 쥐고 있거나 기존 라인이 떨려나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리스크가 있긴 하다.)
아, 이번 프로젝트처럼 예산이 작은 경우에는 외압이 없어 그래도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겠다. 또하나 위안이 되는 것은, 이런 한국식 로비 방식이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이다. 나름대로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영업 방식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