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28. 10:17

기본적인 것..


유쾌한 이노베이션이라는 책을 보다가, 그동안 '회사에 바라왔던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직원을 부속품처럼 취급하지 않고, 가족으로 대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기본적인 의식주의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회사에 입사할 때 지급받는 작업복, 혹은 체육대회때 나눠주는 티셔츠는 어찌나 획일적이고 개성이 없었던가. 중국산과 조미료에 점령당한 점심 식단은 끼니를 때우는 것 이상의 의미를 제공해 주는가. 직급에 exponential하게 비례하는 사무 공간의 크기와 질은 또 어떻던가.

인터넷 벤처 기업의 직원들이 자랑스레 회사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입고, 영양가 높은 공짜 점심을 제공받고, 놀이터와 구분하기 힘든 사무실에서 일하는 장면을 보며 느꼈던 부러움의 실체는, 재기발랄한 개성이나 독특함의 문제가 아니었다. 회사라는 조직을 둘러싼 환경, 의식주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철학의 문제였다.

회사에서 2년 전 수십억을 들여 컨설팅을 받아 회사의 비전을 만들었었다. 여기저기 포스터를 붙이고 포상을 하고 직원 교육을 실시했다. 그리고. 최근 다른 컨설팅 업체로부터 새로이 비전을 수립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중요한 건 요란한 캠페인이나 구호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그 누군가가 알아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