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제학 콘서트 - ![]()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
그런데 이 책에서 시장의 실패에 대한 이야기 중 '출발선을 다르게 놓는다'는 내용이 있다. 타이거 우즈와 일반인과 같이 수입 격차가 현저한 경우에 어떻게 형평성을 맞추어 조세를 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인데, 많은 내용을 잊어버리긴 했지만 핵심적인 내용은 출발선을 다르게 설정해서 동기 부여를 모든 시장 참가자에게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기억한다.
![]() |
월스트리트 제국 - ![]() 존 스틸 고든 지음, 강남규 옮김/참솔 |
월스트리트 제국에서는 미국의 현대 경제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 책을 보면 오늘날 미국의 세련된 경제 체제가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것이 아니고, 숱한 인플레와 디플레, 탐욕과 오만, 비리를 경험해 나가면서 자리를 잡아간 것임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오직 끊임없는 성장과 인플레이션의 경험만을 지닌 한국 경제가 앞으로도 잘 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
![]() |
단숨에 읽는 세계사 - ![]() 역사연구모임 엮음/베이직북스 |
얼마전에 읽은 단숨에 읽는 세계사의 현대사를 보면서, 미국도 제국주의적인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에 자뭇 놀랐었다. 미국 영주권을 따기 위해 필리핀에 원정 출산을 떠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음에도 미국이 제국주의 국가였으리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 |
나쁜 사마리아인들 - ![]()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부키 |
이런 배경 지식을 갖고 읽은, 그리고 작금의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의 기조를 추종하기에 급급한 우리 나라의 상황 하에서 읽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신자유주의의 허상을 낱낱이 까발린다.
세상을 설명하기 쉽도록 모델을 세우는 작업은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모델을 세울 때는 그것이 성립되는 제약과 한계를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뉴턴 역학과 슈뢰딩거 방정식은, 각각을 적용하는 상황이나 가정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역사는 말한다. 농업 사회에서 공업 사회로 먼저 넘어간 국가들이 아직 농업 사회에 머물러 있던 국가들에 대해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업 국가가 될 수 있었던 후발 주자들은 어떤 보호 조치를 취했는지. 그리고 공업 사회에서 지식 사회로 넘어가는 오늘날 선진국들은 어떤 짓을 다시 저지르고 있는지. 농업이나 공업은 개방을 요구하면서 지식은 장벽을 쌓아가는 선진국의 양면성을 비판한다.
그것은 사다리에 먼저 올라가서 걷어차 버리는 행위이고, 어른과 어린이가 출발선을 같이 놓고 달리자는 소리와 같다.
그것은 사다리에 먼저 올라가서 걷어차 버리는 행위이고, 어른과 어린이가 출발선을 같이 놓고 달리자는 소리와 같다.
어쩌면 세계는 평평하다를 읽지 않은 채로 이렇게 비판하는 것은 불공정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식이라는 잣대로 가늠해볼 때, 시카고 학파와 케인즈 학파의 논의는 시각에 따른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신자유주의자와 장하준 교수의 논의는 논쟁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시간이라는 중요한 축을 제거하고 완전 시장을 가정한 모델을 내세우는 신자유주의자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작금에 목도하는 경제 사태와, 이 책이 조목조목 내세우는 논거를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