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지만 소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시절. 자식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해오신 어머니. 그리고 이제는 그분들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된 나.
엄마를 부탁해와 대한민국 원주민은, 주제는 다르지만 작가가 보여주는 시대상이나 등장 인물에게서 느껴지는 감수성이 많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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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 ![]() 신경숙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
나는 서울 토박이인 데다가 지방에 친척도 별로 없다. 부모님도 대학까지 보내신 걸 보면 조부모님 대에도 어느 정도 여유는 있던 모양이고. 그래서, 독자로서의 나는 제 삼자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모님의 희생과 사랑, 질박한 행복과 같은 정서는, 시대나 환경을 넘어서는 공감과 설득력이 있다.
개인적으로 신경숙씨와 최규석씨에 대해서는 잘 아는바가 없고, 짧은 경험으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작가였다. 신경숙씨는 에세이를 한 편 읽었는데 공기가 별로 없고 중력이 큰 방에 들어간 느낌처럼 답답했고, 최규석씨는 둘리에 대한 오마쥬인가 하는 단편만화를 봤었는데, 너무 전형적인 패러디라는 느낌에 그저그런 성인물 정도로 치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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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원주민 - ![]() 최규석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
그런데 이번에 읽은 책 두권은 모두 좋았고, 비슷한 감정의 선을 유지해가며 읽어갈 수 있어 더 좋았다. 두 작품 모두 작가의 캐릭터가 작품에 녹아 있어 작가 개인에 대한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사실은 어머니에 대해 쓰려고 했는데 작가 품평회가 된 것 같다. 어머니는 너무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인지라 오늘처럼 괜시리 마음만 바쁜 날에 쓰기는 어렵다. 그냥 위의 두 작품이 무척 좋았고, 덕분에 작가를 다시보게 되었다는 정도로만 정리할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