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27. 14:59

삼성이 바다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

삼성이 바다를 출시해서는 안되는 이유를 보다가 든 생각..

소프트웨어의 역량이나 품질로 볼 때 삼성의 도전은 무모하기 그지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야 하는 이유는 뭘까?
완전 개인적인 추측을 써본다.

조직 논리..?
삼성전자 부사장이 자살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임원이라는 자리는 그런 자리다. 끊임없이 성과를 내야 하고 실패한 프로젝트도 성공한 것처럼 포장해야 한다. 내가 SHP나 모카 같은 자체 플랫폼의 개발과 진화를 담당하는 임원이라면, 그리고 실제 필드에서 사용되는 플랫폼이라면, 이걸 확장해서 오픈 플랫폼화 시키는 게 적어도 수년 간의 입지를 보장해 주지 않겠는가.

포트폴리오..?
아이폰의 승승장구와 안드로이드의 입성의 이면에는 플랫폼을 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미래에는 플랫폼이 성공의 열쇠를 쥐고 있다! 그러면 우리도 플랫폼을 쥐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다른 각도로, 우리의 가장 큰 경쟁자 노키아와의 비교 자료를 보고 있노라니, 노키아에는 Ovi 가 있고 심비안이 있다.플랫폼이 있다. 앱스토어도 있다. 경쟁사 비교자료에서, "Features" 라는 항목의 테이블이 있다 치자. 이런 자료는 보통 지원/미지원의 단 두가지 상태만 존재한다. 플랫폼, 스토어라는 항목에 노키아는 동글뱅이가 있고 우리는 가위표가 있다. LG도 가위표다. 우리가 노키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노키아가 동글뱅이면 우리도 동글뱅이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언감생심 1위를 넘볼 수 있겠는가? (블루투스 지원/미지원이나 브라우저 지원/미지원이나 플랫폼 지원/미지원이나 똑같다. 테이블 한 줄이다!)
결국, 포트폴리오라는 측면에서 우리도 플랫폼을 쥐고 있는 게 유리하다. 

성공 신화..?
삼성이나 현대 같은 한국의 재벌 기업은 불굴의 성공신화를 지니고 있다. 의지만 있다면 안되는 일도 되게 만든 이력이 있고 그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이명박 같은 자수성가형 대통령에게서 보이는 독선적인 모습은 오너가 경영하는 대기업이라고 다른 모습일리 없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뒤쳐져 있는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집중적인 지원과 육성을 통해 우리는 결국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상과 같은 이유로 삼성은 바다로 갈 수밖에 없다. 그게 블루오션이건 사해이건 말이다.
이렇게 방향이 정해지면, 논리를 만드는 건 쉽다. 우리는 애니콜랙드라는 리테일 서비스도 하고 있고 모카라는 플랫폼도 있고 피처폰에서 BMP 같은 데 라이센스를 지불할 필요도 없다. 요걸 살짝 integration만 해주면 되는 일이다.

자, 바다로 가자! (=> disclaimer: it's not my opinion!)